아드벡을 처음 먹어 본건
이십 대 초반 이태원의 드레서라는 위스키 바를 갔을 때였다.
위스키가 뭔지도 몰랐던 그 때 먹었던 아드벡의 강렬한 맛을 잊을 수 없었고
나중에 돈을 벌면 꼭 저 한병을 사 먹어 보리라 다짐했다.
그리고 시간이 꽤 지났고
아직도 위스키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드벡 만큼은 가장 좋아하는 최애 위스키이다.
페놀 수치가 높은 위스키 일 수록 소독약 냄새와 닮은 피트 향이 진해진다고 하는데
아드벡은 60ppm으로 위스키 중 페놀 수치가 높은 편이다.
아 물론 밀링 전의 농도라 실제로 병입된 위스키의 페놀 농도는 더 낮다고 한다,
페놀은 훈연이나 구운 음식에도 존재한다고 하는데
아드벡에서도 묘한 훈연의 향이 난다. 스모키한 향이 나는 것도 페놀 때문인가.
아드벡의 종류는 국내에선 주로 아드벡 10년산/아드벡 코 리브레 칸/아드벡 우거 다일이 주로 보인다.
아드벡 10년은 셋 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고
코리브레칸은 강한 피트와 스모키 한 향과 커피 향으로 유명하다고 하나 먹어본 적 없다.
우거 다일은 깊고, 어둡고, 신비하다는 뜻으로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호평을 받는 시리즈 중 하나라고.
개인적으로는 무난하게 마시기엔 10년이 좋고 향은 우거 다일이 더 깊다.
코 리브레 칸은 올해 안에 모아야지.
아드벡은 입속에 피트 화력이 퍼지는 게 느껴진다.
그래서 더 초코케이크와 같은 달달한 안주와 잘 어울린다.
아드벡의 소독약 향을 중화시켜주고 특유의 달달한 향과 잘어울린다.
그리고 강한 위스키와 초콜릿 케이크의 조화라니 너무 힙하고 신나는 조합이니 꼭 먹어봐야 한다.
아드벡은 시트러스와도 어울린다고 하니 도전해 봐야겠다.
아드벡은 강렬한 스모크 향과 향기로운 꽃향기가 동시에 난다고 표현하면
조금 어색하긴 한데 그게 사실이다.
지독한 소독약을 먹는 묘한 쾌감도 준다.
이 위스키의 단점은 피트 위스키 중 가장 향과 개성이 진하다 보니
다른 위스키는 밍밍 할 수 있다는 점이다.
그렇다면 나는 왜 아드벡을 좋아할까.
Science Can Explain Why You Like Smoky Whisky—Or Not - Whisky Advocate
한 연구원은 과이어콜-OR10G4- 피트를 태운 냄새를 스카치위스키에 입히는 특유의 화합물 중 하나이고 나무, 바닐라, 페놀류로 묘사되는 이것의 변형 여부에 따라 어떤 사람은 거부하고 어떤 사람은 음미한다고 한다.
과이어콜을 더 잘 감지하는 사람은 그것이 너무 강한 향이라 불쾌할 수도 있으며 그것을 덜 느끼는 사람은
그것을 더 좋아한다는데 무척이나 흥미로운 글이다.
나는 과이어콜을 잘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드벡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?
아무튼 어쨌든 아드벡 최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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